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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사설] 총선 물갈이 약속 허공으로 날린 정치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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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북신문 작성일20-02-03 20:4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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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4·15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 여야의 공통된 약속이었다.
   그러나 현재 돌아가는 사정으로 봐서는 이 약속이 허공에 날아갈 공산이 크다. 더불어민주당은 40명 이상 물갈이를 자신 있게 선언했지만 현역 의원의 60%가 무경선 공천 대상이 될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. 자유한국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. 국민들로부터 새로운 평가를 받기 위해 중진 '험지 출마론'을 내세웠지만 해당 중진들이 몸을 사리며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.
   이 같은 여야의 태도는 결국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기존 정치인들의 몽리에서 비롯된다.
 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집계한 지역구 후보자 신청 현황에 따르면 현역 의원 109명 중 단수 후보자는 59%인 64명이다. 이 중에는 5선 박병석 의원, 4선 김진표·변재일·송영길·안민석·최재성 의원 등 다선 의원이 포함돼 있다. 당수 후보로 등록한 의원들은 이밖에도 3선 10명, 재선 17명, 초선 30명이 더 있다. 더 이상의 신청자가 없으면 이들은 공관위 심사만 통과하면 자동적으로 본선행 열차를 탄다.
   또 복수 후보자 지역구도 경선에 돌입하면 '현역 프리미엄' 등을 고려했을 때 현역 의원이 회생할 가능성이 높아 현재의 64명보다 늘어날 수 있다.
   게다가 현역 의원 평가 '하위 20%' 대상자들도 경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니 지도부가 공언했던 '최대 40명 물갈이'는 물건너 갈 가능성이 높다.
   한국당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. 당의 중진들이 '험지 출마론'을 거부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영남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. 당 공관위가 '험지 출마'를 권고하면서 공천 불이익을 경고했지만 우이독경이다. 대표적인 경우가 홍준표 전 대표의 경남 밀양·의령·함안·창녕 지역 공천 신청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경남 거창 출마 의지다. 그리고 황교안 대표도 이낙연 전 총리와 종로에서 맞설 뜻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.
   지도부가 이 정도라면 일반 의원들은 더 말할 것이 없다. 지도부가 대구·경북과 부산·경남의 현역 의원을 절반 이상 교체하겠다고 했지만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. 만약 현역 의원을 컷 오프했을 때 탈당해 우리공화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한국당 공천자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.
   국민은 당초 여야 지도부가 선언한 '물갈이론'에 기대를 걸다가 이내 실망하는 눈치다. 절대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존 현역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고 있다. 더 이상 죽은 정치를 원하지 않는 국민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모른다. 참신하고 신선한 인물이 등장해 무능한 정치판을 갈아엎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 정서다.
경북신문   kua348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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